제목 | 데미안 |
| 저자 | 헤르만 헤세 |
역자 | 전혜린 |
출판사 | 북하우스 |
발행일 | 2025.7.30. |
페이지 수 | 344쪽 |
사이즈 | 128✕188 |
| 도서 형태 | 무선 |
| ISBN | 979-11-6405-335-3 03850 |
| 분야 | 소설 |
| 정가 | 16,800원 |
#전혜린번역 #데미안 #헤르만헤세 #전혜린번역복원본 #전혜린타계60주기 #개정판
도서 구매 사이트
불안한 젊음에 바치는 영원한 고전,
전혜린의 번역으로 만나는 유일한 『데미안』
전혜린 타계 60주기 기념,
전혜린이 옮긴 『데미안』 복원본 출간!
한국에 ‘헤세 붐’을 일으킨, 전혜린의 작품 해설 수록
불안한 젊음에 바치는 영원한 고전 『데미안』. 이 책은 때 이른 죽음과 함께 ‘우리 시대의 신화’가 되어버린 전혜린의 번역으로 만나는 유일한 『데미안』이다. 이번 개정판은 전혜린 타계 60주기를 기념해 전혜린이 번역한 『데미안』을 되살린 복원본으로, 외래어 표기와 맞춤법, 오기(誤記), 띄어쓰기를 제외하고, 전혜린이 생전에 출간했던 판본 『노오벨賞文學全集 5: 데미안(小說)』(新丘文化社, 1964)을 되살렸다. 이 판본은 전혜린 특유의 깊이와 문학적 감성이 녹아 있는 번역본이자, 최초의 유학파 한국 여성 독문학자가 독일어 원문을 한국어로 번역한 최초의 번역본이라는 점에서 문화사적으로 의미 있는 판본이다. 이번 개정판에는『데미안』에 대한 전혜린의 작품 해설뿐 아니라, 헤세 작가론 「전통주의적 작가 헤세」을 추가해서 수록했다. 두 편의 해설 모두 헤세의 작품에 대한 전혜린의 날카로운 통찰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이다.
한국 문화사에서 『데미안』을 언급할 때면, 전혜린은 반드시 언급될 수밖에 없다. 1965년 1월 전혜린이 3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이후, 그 이듬해에 유고집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가 출간되었는데, 그 책에 수록된 『데미안』 해설 글이 독자들에게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전혜린은 친구의 죽음을 얘기하며 데미안에 대해 이렇게 적어놓았다. “누구나 한 번은 미치게 만드는 책. 도대체 그 마력의 근원은 어디에 있고 왜 우리는 데미안을 읽고 또 읽고, 때로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읽어야만 했는가?” 때 이른 죽음, 자유의 향기에 도취된 청춘, 실존적 고뇌, 순수 예술을 향한 지적 추구 등으로 대중 사이에 ‘전혜린 신드롬’이 일던 그때에, 전혜린의 언급은 『데미안』 열풍을 촉발시키는 도화선이 되기에 충분했다. 특히 전혜린의 글 중에서 “데미안은 확실히 우리 자신의 분신이다”라는 언급은 독자와 인물 간의 ‘동일시’를 극대화시켰다는 해석도 있다. 1960년대 후반 한국의 출판계는 『데미안』으로 들썩였다. 그렇게 허무주의와 실존적 고뇌를 부추기는 시대적 불안과 맞물려 『데미안』은 그 시대를 풍미하는 대표 작품이 되었던 것이다.
그 당시 가장 많이 팔린 번역본은 김요섭이 번역한 『데미안』이었다. 안타깝게도 전혜린이 번역한 『데미안』(1964)은 ‘노오벨賞文學全集’(신구문화사)에 속해 있어서 독자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단행본으로서 독자들의 손에 많이 가닿지는 못했지만, 한국의 독일문학 번역사적으로 전혜린의 『데미안』 번역본은 ‘독일 유학파의 최초 원문 번역에 속하는 번역본’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한독문학번역연구소 UEDEKO’에서는 전혜린의 번역본을 “문법, 문장론, 어법 등에 있어 독일어 원문에 충실한 번역”이라고 총평하고 있다. ‘한독문학번역연구소 UEDEKO’는 “이런 번역 문장들은 독일어 원문의 어순을 그대로 지켜 한국어로 옮겨져 있다. 이렇게 보자면 전혜린의 번역에는 최초의 독일어 원본 번역이라는 위상이 주어질 수 있다”라고 평했다. 또한 UEDEKO는 “전혜린의 번역은 출발어인 독일어 원문의 문법과 화법을 거의 그대로 옮긴다는 의미에서 가장 직역에 충실한 번역”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데미안』, 누구나 한 번은 미치게 만드는 책
모든 세대를 위한 작품… “시대의 신경을 건드린 소설”
헤세의 책과 삶은 수많은 청년 세대의 마음을 흔들었다. 지난 세기에, 과연 『데미안』을 거치지 않고 청춘의 시기를 보낸 이는 몇이나 될까? 전 세계 청년들이 한 번쯤은 ‘데미안 열병’을 앓는다는 말이 있었다.
‘성장에 대한 가장 대담한 소설’이랄 수 있는 『데미안』에서 독자는 헤세의 격렬하게 자기 존재의 의미를 모색하는 소년과 청년을 만날 수 있다. 작가의 필명이기도 했던 ‘에밀 싱클레어’는 밝고 아름답고 아름다운 낮/양친/집/학교의 기존 세계와 무섭고 몽롱하고 마력적인 밤/타인/외부/어둠의 세계 사이에서 방황한다. 낮과 밤, 의식과 무의식, 아폴로와 디오니소스, 지성과 관능, 각성과 도취, 이런 두 가지의 대립적 세계 속에서 싱클레어는 ‘밝음’의 세계 속에 있으면서도 혼돈과 악, 가슴 설렘이 있는 ‘어둠’의 세계로도 이끌린다. 그러나 완전히 ‘어둠’의 세계로 갈 수도 없다. 그때 그에게 숙명적인 ‘만남’이 일어난다. 바로 데미안이다. 두 세계 중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고 다만 자기 자신에게 속해 있는 데미안. 스승이면서도 벗,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선구자. 두 소년은 모두 이마에 ‘표식’을 갖고 있으며, 다른 삶과 다른 인식이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는 ‘카인’이었다. 그렇게 데미안은 그간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에 의문을 던지며, 비판적 사고 함께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싱클레어에게 알려준다.
청년기의 내적 고뇌와 1차 세계대전이라는 암울하고 폭력적인 유럽의 현실에서 고통받던 헤르만 헤세는 훗날 정신분석의와의 상담을 통해 ‘자아의 분석’이라는 세계로 떠나게 된다. 『데미안』은 이런 헤세의 모습, 잃어버린 자신의 세계를 찾고자 하는 인간의 고뇌와 내적 분투가 담겨 있는 작품이다. 헤세는 이 작품에서 방황하고 흔들리는 젊은이의 내면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한편으로 자아 탐구와 사색, 성찰의 과정을 투명하면서도 도발적인 문체로 담아놓는다. 저 깊은 내면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를 듣고 자기 성찰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헤세는 다양한 작품 속에서 기계적이고 인습적인 현실에서 벗어나 보다 근원적이고 인간적인 상태로 자아를 해방시키는 것에 몰두했는데, 『데미안』도 이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는 작품 중 하나다.
헤세는 쓰고 있다. “나는 보다 큰 문학 속에서 오늘날의 인간에게 자연의 말 없는 관대한 생을 보여주고 사랑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나는 인간에게 땅의 심장 소리를 듣는 것을, 그리고 전체로서의 생에 참가하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나는 인간에게 우리가 신이 아니며, 지구와 우주 전체의 어린아이이며 부분이라는 것을 잊지 않도록 가르치고 싶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데미안과의 강렬한 만남 속에서, 성장통을 겪으며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고 완전한 자아에 도달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독보적인 감성, 남다른 천재성, 관념과 지식에 대한 숭배와 치열한 열정으로 독일 문학을 소개해왔던 전혜린이었기에, 독자들은 전혜린이 옮긴 『데미안』을 통해 ‘전혜린 자신의 분신으로서의 데미안’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년 독일 남부 도시 칼프에서 태어났다. 15세에 자살을 기도,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신경쇠약 치료를 받는 등 방황과 좌절의 청춘기를 보낸다. 이후 시계공장과 서점 등에서 견습사원으로 일하며 글쓰기에 전념하여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페터 카멘친트』, 『수레바퀴 아래서』 등은 이런 청춘기의 자전적 경험이 담긴 작품들 중의 하나이며, 『크눌프』, 『청춘은 아름다워라』 등을 발표하며 작가로서 탄탄하게 입지를 다졌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군입대를 자원하나 부적격 판정을 받고 독일포로구호기구에서 일하며 전쟁포로들과 억류자들을 위한 잡지를 발행한다. 또한 정치적 논문, 선전문 등을 발표하며 전쟁의 비인간성을 규탄했다. 이로 인해 헤세의 작품이 독일에서 불온서적으로 간주되어 더 이상 인쇄되지 못했다. 1919년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데미안』을 발표해서 당시의 젊은이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폰타네상을 수상했다. 이후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황야의 이리』, 『유리알 유희』 등 수많은 작품으로 전 세계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1946년 독일에서 다시 헤세의 작품이 출간되기 시작했고, 같은 해 괴테상과 노벨문학상을 동시 수상했다. 1962년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세상과 작별했다.
옮긴이
전혜린
독문학자이자 독일문학 번역가. 1934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나 서울의 경기여중고에서 공부했다. 서울대학교 법대 재학 중 독일로 유학, 뮌헨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한 후 귀국했다. 이후 서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성균관대학교에서 강의를 맡는 한편, 번역 작업을 했다. 헤르만 헤세, 하인리히 뵐, 에리히 케스트너, 루이제 린저 등의 탁월한 독일문학 작품들이 전혜린의 번역으로 한국에 소개되고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절대로 평범해져서는 안 된다”는 소녀 시절부터의 집념, 물질, 인간, 육체에 대한 경시와 정신, 관념, 지식에 대한 숭배, 그 뜨거운 열정과 치열함은 이후 ‘전혜린 신화’로 남게 된다.
저서로는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모든 괴로움을 또다시』가 있다. 역서로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어떤 미소』, 에른스트 슈나벨의 『한 소녀의 걸어온 길』,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 에리히 케스트너의 『파비안』,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 등이 있다. 1965년 1월, 항상 인습과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그녀는 31세의 나이에 이 세상과 작별했다.
차례
두 개의 세계
카인
도둑
베아트리체
새가 알을 깨고 나오다
야곱의 투쟁
에바 부인
시작과 종말
해설 | 전혜린
전통주의적 작가 헤세
『데미안』에 대하여—H. 헤세의 경우
추천사
“독특하게 매혹하는 시적 소설. 감전시키는 충격을 주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정교함으로 시대의 신경을 건드린다. 이 작품은, 자신의 가장 깊은 삶을 대변해줄 예언자가 바로 자기들 세대에서 나왔다고 믿었던 한 세대의 젊은이들을, 깊은 감사와 황홀경으로 이끌었다.”
- 토마스 만 (소설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서술의 완결성이라는 면에서 진정한 문학의 표본. 청춘의 심리를 경탄할 만한 눈길로 들여다본다.”
- 슈테판 츠바이크 (소설가, 전기작가)
“폭풍우 치는 밤 등대의 불빛.”
- 칼 구스타프 융 (심리학자)
“헤세는 비할 데 없는 확실성을 가지고 본질적인 부분을 건드린다. 그는 근원적 비도덕성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 알프레트 되블린 (소설가, 정신과 의사)
제목 | 데미안 |
| 저자 | 헤르만 헤세 |
역자 | 전혜린 |
출판사 | 북하우스 |
발행일 | 2025.7.30. |
페이지 수 | 344쪽 |
사이즈 | 128✕188 |
| 도서 형태 | 무선 |
| ISBN | 979-11-6405-335-3 03850 |
| 분야 | 소설 |
| 정가 | 16,800원 |
#전혜린번역 #데미안 #헤르만헤세 #전혜린번역복원본 #전혜린타계60주기 #개정판
도서 구매 사이트
불안한 젊음에 바치는 영원한 고전,
전혜린의 번역으로 만나는 유일한 『데미안』
전혜린 타계 60주기 기념,
전혜린이 옮긴 『데미안』 복원본 출간!
한국에 ‘헤세 붐’을 일으킨, 전혜린의 작품 해설 수록
불안한 젊음에 바치는 영원한 고전 『데미안』. 이 책은 때 이른 죽음과 함께 ‘우리 시대의 신화’가 되어버린 전혜린의 번역으로 만나는 유일한 『데미안』이다. 이번 개정판은 전혜린 타계 60주기를 기념해 전혜린이 번역한 『데미안』을 되살린 복원본으로, 외래어 표기와 맞춤법, 오기(誤記), 띄어쓰기를 제외하고, 전혜린이 생전에 출간했던 판본 『노오벨賞文學全集 5: 데미안(小說)』(新丘文化社, 1964)을 되살렸다. 이 판본은 전혜린 특유의 깊이와 문학적 감성이 녹아 있는 번역본이자, 최초의 유학파 한국 여성 독문학자가 독일어 원문을 한국어로 번역한 최초의 번역본이라는 점에서 문화사적으로 의미 있는 판본이다. 이번 개정판에는『데미안』에 대한 전혜린의 작품 해설뿐 아니라, 헤세 작가론 「전통주의적 작가 헤세」을 추가해서 수록했다. 두 편의 해설 모두 헤세의 작품에 대한 전혜린의 날카로운 통찰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이다.
한국 문화사에서 『데미안』을 언급할 때면, 전혜린은 반드시 언급될 수밖에 없다. 1965년 1월 전혜린이 3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이후, 그 이듬해에 유고집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가 출간되었는데, 그 책에 수록된 『데미안』 해설 글이 독자들에게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전혜린은 친구의 죽음을 얘기하며 데미안에 대해 이렇게 적어놓았다. “누구나 한 번은 미치게 만드는 책. 도대체 그 마력의 근원은 어디에 있고 왜 우리는 데미안을 읽고 또 읽고, 때로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읽어야만 했는가?” 때 이른 죽음, 자유의 향기에 도취된 청춘, 실존적 고뇌, 순수 예술을 향한 지적 추구 등으로 대중 사이에 ‘전혜린 신드롬’이 일던 그때에, 전혜린의 언급은 『데미안』 열풍을 촉발시키는 도화선이 되기에 충분했다. 특히 전혜린의 글 중에서 “데미안은 확실히 우리 자신의 분신이다”라는 언급은 독자와 인물 간의 ‘동일시’를 극대화시켰다는 해석도 있다. 1960년대 후반 한국의 출판계는 『데미안』으로 들썩였다. 그렇게 허무주의와 실존적 고뇌를 부추기는 시대적 불안과 맞물려 『데미안』은 그 시대를 풍미하는 대표 작품이 되었던 것이다.
그 당시 가장 많이 팔린 번역본은 김요섭이 번역한 『데미안』이었다. 안타깝게도 전혜린이 번역한 『데미안』(1964)은 ‘노오벨賞文學全集’(신구문화사)에 속해 있어서 독자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단행본으로서 독자들의 손에 많이 가닿지는 못했지만, 한국의 독일문학 번역사적으로 전혜린의 『데미안』 번역본은 ‘독일 유학파의 최초 원문 번역에 속하는 번역본’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한독문학번역연구소 UEDEKO’에서는 전혜린의 번역본을 “문법, 문장론, 어법 등에 있어 독일어 원문에 충실한 번역”이라고 총평하고 있다. ‘한독문학번역연구소 UEDEKO’는 “이런 번역 문장들은 독일어 원문의 어순을 그대로 지켜 한국어로 옮겨져 있다. 이렇게 보자면 전혜린의 번역에는 최초의 독일어 원본 번역이라는 위상이 주어질 수 있다”라고 평했다. 또한 UEDEKO는 “전혜린의 번역은 출발어인 독일어 원문의 문법과 화법을 거의 그대로 옮긴다는 의미에서 가장 직역에 충실한 번역”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데미안』, 누구나 한 번은 미치게 만드는 책
모든 세대를 위한 작품… “시대의 신경을 건드린 소설”
헤세의 책과 삶은 수많은 청년 세대의 마음을 흔들었다. 지난 세기에, 과연 『데미안』을 거치지 않고 청춘의 시기를 보낸 이는 몇이나 될까? 전 세계 청년들이 한 번쯤은 ‘데미안 열병’을 앓는다는 말이 있었다.
‘성장에 대한 가장 대담한 소설’이랄 수 있는 『데미안』에서 독자는 헤세의 격렬하게 자기 존재의 의미를 모색하는 소년과 청년을 만날 수 있다. 작가의 필명이기도 했던 ‘에밀 싱클레어’는 밝고 아름답고 아름다운 낮/양친/집/학교의 기존 세계와 무섭고 몽롱하고 마력적인 밤/타인/외부/어둠의 세계 사이에서 방황한다. 낮과 밤, 의식과 무의식, 아폴로와 디오니소스, 지성과 관능, 각성과 도취, 이런 두 가지의 대립적 세계 속에서 싱클레어는 ‘밝음’의 세계 속에 있으면서도 혼돈과 악, 가슴 설렘이 있는 ‘어둠’의 세계로도 이끌린다. 그러나 완전히 ‘어둠’의 세계로 갈 수도 없다. 그때 그에게 숙명적인 ‘만남’이 일어난다. 바로 데미안이다. 두 세계 중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고 다만 자기 자신에게 속해 있는 데미안. 스승이면서도 벗,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선구자. 두 소년은 모두 이마에 ‘표식’을 갖고 있으며, 다른 삶과 다른 인식이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는 ‘카인’이었다. 그렇게 데미안은 그간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에 의문을 던지며, 비판적 사고 함께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싱클레어에게 알려준다.
청년기의 내적 고뇌와 1차 세계대전이라는 암울하고 폭력적인 유럽의 현실에서 고통받던 헤르만 헤세는 훗날 정신분석의와의 상담을 통해 ‘자아의 분석’이라는 세계로 떠나게 된다. 『데미안』은 이런 헤세의 모습, 잃어버린 자신의 세계를 찾고자 하는 인간의 고뇌와 내적 분투가 담겨 있는 작품이다. 헤세는 이 작품에서 방황하고 흔들리는 젊은이의 내면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한편으로 자아 탐구와 사색, 성찰의 과정을 투명하면서도 도발적인 문체로 담아놓는다. 저 깊은 내면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를 듣고 자기 성찰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헤세는 다양한 작품 속에서 기계적이고 인습적인 현실에서 벗어나 보다 근원적이고 인간적인 상태로 자아를 해방시키는 것에 몰두했는데, 『데미안』도 이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는 작품 중 하나다.
헤세는 쓰고 있다. “나는 보다 큰 문학 속에서 오늘날의 인간에게 자연의 말 없는 관대한 생을 보여주고 사랑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나는 인간에게 땅의 심장 소리를 듣는 것을, 그리고 전체로서의 생에 참가하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나는 인간에게 우리가 신이 아니며, 지구와 우주 전체의 어린아이이며 부분이라는 것을 잊지 않도록 가르치고 싶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데미안과의 강렬한 만남 속에서, 성장통을 겪으며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고 완전한 자아에 도달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독보적인 감성, 남다른 천재성, 관념과 지식에 대한 숭배와 치열한 열정으로 독일 문학을 소개해왔던 전혜린이었기에, 독자들은 전혜린이 옮긴 『데미안』을 통해 ‘전혜린 자신의 분신으로서의 데미안’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지은이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년 독일 남부 도시 칼프에서 태어났다. 15세에 자살을 기도,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신경쇠약 치료를 받는 등 방황과 좌절의 청춘기를 보낸다. 이후 시계공장과 서점 등에서 견습사원으로 일하며 글쓰기에 전념하여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페터 카멘친트』, 『수레바퀴 아래서』 등은 이런 청춘기의 자전적 경험이 담긴 작품들 중의 하나이며, 『크눌프』, 『청춘은 아름다워라』 등을 발표하며 작가로서 탄탄하게 입지를 다졌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군입대를 자원하나 부적격 판정을 받고 독일포로구호기구에서 일하며 전쟁포로들과 억류자들을 위한 잡지를 발행한다. 또한 정치적 논문, 선전문 등을 발표하며 전쟁의 비인간성을 규탄했다. 이로 인해 헤세의 작품이 독일에서 불온서적으로 간주되어 더 이상 인쇄되지 못했다. 1919년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데미안』을 발표해서 당시의 젊은이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폰타네상을 수상했다. 이후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황야의 이리』, 『유리알 유희』 등 수많은 작품으로 전 세계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1946년 독일에서 다시 헤세의 작품이 출간되기 시작했고, 같은 해 괴테상과 노벨문학상을 동시 수상했다. 1962년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세상과 작별했다.
옮긴이
전혜린
독문학자이자 독일문학 번역가. 1934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나 서울의 경기여중고에서 공부했다. 서울대학교 법대 재학 중 독일로 유학, 뮌헨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한 후 귀국했다. 이후 서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성균관대학교에서 강의를 맡는 한편, 번역 작업을 했다. 헤르만 헤세, 하인리히 뵐, 에리히 케스트너, 루이제 린저 등의 탁월한 독일문학 작품들이 전혜린의 번역으로 한국에 소개되고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절대로 평범해져서는 안 된다”는 소녀 시절부터의 집념, 물질, 인간, 육체에 대한 경시와 정신, 관념, 지식에 대한 숭배, 그 뜨거운 열정과 치열함은 이후 ‘전혜린 신화’로 남게 된다.
저서로는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모든 괴로움을 또다시』가 있다. 역서로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어떤 미소』, 에른스트 슈나벨의 『한 소녀의 걸어온 길』,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 에리히 케스트너의 『파비안』,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 등이 있다. 1965년 1월, 항상 인습과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그녀는 31세의 나이에 이 세상과 작별했다.
차례
두 개의 세계
카인
도둑
베아트리체
새가 알을 깨고 나오다
야곱의 투쟁
에바 부인
시작과 종말
해설 | 전혜린
전통주의적 작가 헤세
『데미안』에 대하여—H. 헤세의 경우
추천사
“독특하게 매혹하는 시적 소설. 감전시키는 충격을 주면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정교함으로 시대의 신경을 건드린다. 이 작품은, 자신의 가장 깊은 삶을 대변해줄 예언자가 바로 자기들 세대에서 나왔다고 믿었던 한 세대의 젊은이들을, 깊은 감사와 황홀경으로 이끌었다.”
- 토마스 만 (소설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서술의 완결성이라는 면에서 진정한 문학의 표본. 청춘의 심리를 경탄할 만한 눈길로 들여다본다.”
- 슈테판 츠바이크 (소설가, 전기작가)
“폭풍우 치는 밤 등대의 불빛.”
- 칼 구스타프 융 (심리학자)
“헤세는 비할 데 없는 확실성을 가지고 본질적인 부분을 건드린다. 그는 근원적 비도덕성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 알프레트 되블린 (소설가, 정신과 의사)